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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싱글앨범? 싱글! 앨범!

by cojimagazine 2016. 2.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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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OO의 싱글앨범이 발매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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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이 위 문장에 대해서 어떠한 문제점도 찾지 못할 것이다. 많은 음악가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위 문장에서 “싱글앨범”이라는 것은 존재할 수 없는 단어다. 그러나 우리는 이 단어를 음원 사이트, 기사, 방송 등 많은 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잘못된 단어라도 하더라도 이 정도까지 보급되었으니 하나의 명사로 인정해야 하는 것일까?


“싱글앨범”은 “싱글”과 “앨범”의 합성어이다. 싱글 “single”은 영어 의미로 하나를 의미하며 대중음악계에선 하나의 곡을 이야기한다. 외국에선 싱글을 대표곡이라도 표현하는 경우도 있다. 앨범은 많은 사람이 알다시피 여러 개의 곡으로 구성된 모음집이다. 즉 두 가지의 단어는 상반된 의미가 있어 합성하여 사용하기에 부적절하다. 그럼 도대체 이 단어는 어떻게 생기게 되었을까?





과거의 한국음악 시장은 음반=앨범 위주로 흘러갔다. 10곡 이상의 담긴 앨범을 발매하고 그 중 대표곡으로 활동하는 형태를 띠었다. 그러한 시장형태는 디지털 시대를 맞이하면서 변화하였다. 음악CD가 아닌 음원 파일 형태로 바뀌면서 판매 단위를 간소화할 수 있었고 이 과정에서 디지털 싱글이라는 상품이 나오게 되었다. 우리나라를 제외한 외국 음악 시장에서는 LP 시절부터 싱글이라는 개념이 자리 잡고 있었다. 한 곡을 기준으로 다양한 버전을 같이 수록하여 발매되고 있었다. 일본의 경우 싱글과 커플링이라는 이름으로 다른 한 곡을 포함 2곡이 담긴 싱글 형태가 대중적으로 발매되고 있었다.


디지털 싱글은 이러한 물리적 상품이 없는 오로지 음원만으로 발매한다는 개념에서 지어진 명칭이다. 디지털 싱글이 익숙해질 무렵 한 곡 이상을 담긴 그러나 앨범이라는 부르기엔 부족한 양의 음원 패키지가 나오기 시작했다. 이러한 형태는 설명하기 위해 나온 것이 바로 위에 나온 “싱글앨범”이다. 외국에서 제일 대중적인 표현으로 EP라는 단어가 있었지만, 국내에선 다소 생소한 표현이었기 때문에 아마도 위와 같은 표현이 사용하게 된 것이다. 


이 표현은 상당히 오랜 기간 사용되었고 많은 사람이 사용하였고 지금도 널리 사용되고 있다. 과거처럼 10곡 이상이 담긴 앨범의 발매에 대한 부담이 커지면서 시장을 이끌고 있었던 아이돌을 중심으로 미니앨범이라는 개념이 도입되었다. 싱글앨범이 대략 2~4곡 정도를 포함하는 개념으로 사용되고 있었기 때문에 그것보단 많은 곡을 수록하는 형태를 위해 미니앨범이라는 단어가 만들어진 것이다. 대중음악계에 아이돌의 비중이 큰 만큼 미니 앨범이라는 개념은 빠른 시간내에 퍼져나갔고 싱글앨범이라고 불리었던 음원 형태도 어느 정도 흡수하였다. 


미니 앨범이라는 표현이 싱글앨범이라는 표현보다는 좀 더 적합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싱글앨범이 미니 앨범이라는 용어로 대체되었으면 한다. 현재의 대중음악이 서양에서 시작되었고 그렇기에 용어 또한 영어 기반이다. 어쩌면 싱글 앨범이라는 용어는 우리나라 대중음악의 과도기적 모습을 단편적인 사례가 아닐까 생각한다. 


아이돌 음악 위주이기는 하지만 점차 국외로 세를 넓혀가고 있는 현시점에서 이러한 기초적인 개념을 정리하고 나아가는 것이 좋은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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